《hello小姐》第1集韩语剧本

<헬로! 애기씨>
제1 회
 
1. 그래픽
        화면 가득 펼쳐진 애니메이션 지도.
        쭉 뻗은 고속도로에서 멀어지고 있는 검정색 3D차.
        구불구불한 경로를 ??- 찾아가고 있다.
        그러다 어느 막다른 길로 들어가 멈춰 서는데
네비게이션 (E) 목적지에 도착하셨습니다.

2. 막다른 시골길 (낮)

        논밭이 펼쳐진 막다른 시골길.

        잘 빠진 검정색 세단 한 대가 우두커니 서 있다.

        문 열리고 차에서 내리는 한 남자.

        포마드 발라 머리 올백으로 넘기고

        검은 양복에 검은색 바바리까지 차려입어

        척 보기에 거칠어 보이는 느낌의 동규다.

        어이없어 주위를 휘휘 둘러보는..

 

동규        대체 화안당이 어디 붙어 있는 거야?

        네비게이션에도 안 뜨는 촌구석을 어떻게 찾아가라구?

 

        신경질 나서 차바퀴 한번 발로 쿵 차고는 차에 오른다.

 

3. 그래픽

       

        경로를 찾지 못하고 계속 헤매고 있는 3D 차.

        구불구불한 길을 들어왔다 나왔다 완전 헤메고 있다.

 

4. 좁은 삼거리

       

        후진하는 동규의 차.

        동규, 삼거리 중앙에 서서 차창으로 고개를 빼고 둘러본다.

 

동규        누가 있어야 물어보든지 하지!

        (그러다 열받는) 오냐, 어디 갈 데까지 가보자!

 

        동규, 핸들을 꺾어 다른 길로 들어선다.

 

5. 삼거리 일각

   

        저만치 자전거 타고 오는 수하 보이고..

        가까워지면 수하의 모습이 상큼하게 다가온다.

        핸들 앞 바구니에는 갈치 담긴 검은 비닐봉지가 얌전히 놓여 있고.

        (갈치 대가리와 꼬리가 삐죽이 튀어 나와 있다)

        수하, 룰루랄라 노래 흥얼거리고 있다.

 

수하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노래를 개사해서 부르는)

        미녀는 갈치를 좋아해~

        자꾸자꾸 예뻐지면 나는 어떡해?

        미녀는~ 갈치를 좋아해~!

 

6. 논두렁길 / 동규의 차 안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까 말까한 논두렁길을

        동규의 차가 달리고 있다.

        운전하랴, 지도 보랴, 정신이 없는 동규.

 

7. 논두렁 소롯길

 

        흐뭇해하며 갈치 봉지를 보는 수하.

        노래 흥얼거리며 모퉁이 돌아서는데

        그대로 돌진해 오는 동규의 차.

 

수하        으아아!!!!

 

        수하, 동규의 차를 피하려 핸들 꺾는다.

        그대로 자전거와 함께 날아오르는 수하.

        허공으로 날아오르는 갈치봉지.

        그 봉지에서 튀어나온 갈치가 유영하듯 하늘을 날아간다.

 

8. 동규의 차 안/ 밖

       

        동규, 지도에서 시선 떼는 순간

        그대로 차 앞유리로 날아와 부딪치는 갈치 한 마리.

 

동규        으아악!!!

 

        놀라서 급브레이크 밟는 동규.

        정신 차리고 보면 황당한 시츄에이션이다.

        동규, 차 문 열고 나와 보는데 아무 기척도 없다.

        (논 반대쪽이라 수하가 떨어진 논두렁 아래는 보이지 않는다)

        동규, 황당해서 앞유리에 떨어진 갈치를 보다가

        하늘을 올려다본다.

   

동규        설마 하늘에서 갈치가????

 

        띵한 동규, 정신 차리려는 듯 고개 흔든다.

 

동규        정신차려, 황동규!

 

        동규, 차 앞 유리에 붙어 있는 갈치꼬리 집어든다.

        휴~ 비린내!

        휙- 논바닥 쪽으로 던져버리면

 

9. 논바닥

 

        논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수하.

        그 머리 위로 휙 날아와 떨어지는 갈치.

        눈 번쩍 뜨는 수하!

        뺨에 닿은 갈치 꼬리를 더듬더듬 집어본다.

 

수하        어라~ 앗! 내 갈치!!

 

        수하, 일어나보면

        그 한쪽에 던져져 여전히 바큇살 돌아가고 있는 자전거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갈치들이 보인다.

 

10. 논두렁

   

        씩씩거리며 논두렁 기어 올라오는 흙투성이 수하.

        끙차-! 논두렁 위에 올라와 서는데

        저만치 유유히 가고 있는 동규의 차 보인다.

        멀어져 가는 동규의 차 뒷 트렁크 위에

        얌전히 누워있는 또 한 마리의 갈치.

        햇빛을 받아 은빛 비늘이 반짝 빛나고..

 

수하    (황당하고, 열받고, 힘들고, 말도 못하고 입만 뻥긋뻥긋) !!!

 

11. 화안당 전경

       

        300년 된 아흔아홉칸 종갓집 화안당.

        위엄 있는 정갈한 풍모는 여전하지만

        어쩐지 쇠락한 모습이다.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화안당 뒷문으로

        망가진 자전거 끌고 들어가는 수하의 모습 멀리 보이고..

 

12. 화안당 부엌 앞

   

        흙투성이의 꾀죄죄한 수하,

        자전거 끌고 중문을 들어선다.

        비닐봉지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바구니에

        제 멋대로 담겨있는 상처투성이의 흙투성이 갈치들.

        부엌에서 앞장서 나오던 이학할매와

        그 뒤로 다과상 들고 나오던 안성댁,

        수하의 행색을 보고 놀란다.

        (화안당 마당에는 예쁜 똥개, 월이가 살고 있습니다)

 

이학할매    아이구 애기씨!

수하        (징징) 할매~!

이학할매    꼴이 그게 뭐래유? 워디 다쳤어유?

안성댁  (뚱하게 불 지르는 스타일) 보면 몰라유? 논바닥 지대로 굴렀네~

이학할매    애기씨 나이가 몇인데 여적 자빠지구 다녀유~ 속상하게~!

수하        그게 아니구, 어떤 나쁜 놈이 쓩 나타나서,

        내가 휙~ 날랐거든? 그래서 갈치가, (하는데)

안성댁  (말자르며) 갈치가 문제가 아녀유 시방~.

        손님 오셨슈.

수하        손님? 누구?

이학할매    거 무신 은행이라든가?

안성댁  (낼름) 아니쥬~ 은행 아니구 금융이유~ 금융!

이학할매    거나 거나~! 암튼 엄청시리 돈 많아 뵈는 양반이구만유~

수하        (그 말에 번쩍) 할매, 나 빨리 가서 옷 갈아입고 올테니까

        손님 접대 잘하고 있어!!

        (자전거 팽개치듯 던지고 뛰어가면)

이학할매    에구, 그렇게 뛰댕기지 좀 말래니께유~

        체통 좀 지키세유, 애기씨~~!

안성댁  냅둬유~. 손님 기둘리시는 것보단

        애기씨 체통 한번 더 떨어지는게 낫쥬~ 워디 어제 오늘 일인가?

이학할매    (쫙 째려보는) 저 눔의 주둥이! 한 번을 안져, 한 번을!

안성댁  (능청) 차 식어유~ 어여 앞장 서서유~.

이학할매    (확, 한 대 치고 개값을 물어?) !

안성댁  (먼산 보는) 애기씨 꽃단장 할라믄 시간 쫌 걸리겄네. 

 

13. 화안당 안채, 안방

       

        고풍스러운 느낌의 경대에

        맵시 있게 머리 땋아 내린 수하의 얼굴이 비춰진다.

        화면 빠지면

        고가구와 보료 등이 정갈하게 놓여 있는 기품있는 방.

        수하, 한복 곱게 갖춰 입고 머리를 매만지는데..

        앞서의 선머슴 같은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14. 화안당 일각, 통로

       

        사뿐사뿐 버선발로 조붓이 걸어가는 수하.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 같다.

 

15. 별채

       

        별채 마루에 다과상 놓여 있는데

        빈 방석 위의 주인은 별채 마당에 서서 화안당을 둘러보고 있다.

        동규다.    

 

동규        찾기 힘들어서 그렇지, 좋긴 좋네.

        양반님네들, 팔자 좋았구만~~~

 

        동규, 돌담 너머를 보기 위해 돌담에 손을 얹는데

        순간 담벼락 일부가 무너져 내린다.

        화들짝 놀라 얼른 손을 떼는 동규.

        누가 봤을까 싶어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그제야 퇴락한 화안당의 이곳 저곳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위태롭게 나무 작대기를 대어

        임시방편으로 받쳐둔 담벼락이며 깨진 기왓장 등..

        동규, 어쩐지 마음이 짠하다.

        이때, 낭랑한 목소리 들려오는..

 

수하 (E)    오래 기다리시게 해서 송구합니다.

 

        동규, 돌아본다.    

       

수하        (위엄있고 참한) 안으로 드시지요.

 

        동규, 누마루에 서서 동규를 내려다보는

        수하의 도도하고 화사한 자태에 넋을 잃고 본다.

        수하, 살포시 미소 지으며 안으로 들어가면

        홀린 듯 안으로 따라 들어가는 동규.

 

16. 별채 안

       

        동규, 들어오다가 방 중간에 쳐있는 발을 본다.

        그 발 너머로 고운 자태의 수하 모습이 언뜻 보인다.

        아련히 보이는 수하의 고운 자태.

        그 신비롭고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동규,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간 기분인데..

        수하, 공손히 머리 숙이면

        동규, 저도 모르게 90도로 허리 굽혀 인사한다.

        (수하는 한복만 입으면 대사도 고어투가 된다. 동규도 얼떨결에 수하    말투 따라하고.. 상상플러스 OLD & NEW의 패널-대감-들 말투)

 

수하        앉으시지요. 

동규        예에.

 

        동규, 수하와 비껴 놓여있는 방석에 앉는다.

 

수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동규        (으잉?) 예???

 

        수하와 동규의 동상이몽 대사 시작.

 

수하        보시다시피, 아시다시피 저희 화안당은

        3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제안이씨 종택입니다.

        아흔아홉칸 대갓집의 풍모를 그대로 갖추고 있지요.

동규        아 예. 정말 무슨 문화재를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수하        그렇지 않아도 나라에서 문화재 지정을 해주겠단 걸

        저희 쪽에서 고사하고 있습니다.

동규        (의아) 아니 왜요?

수하        문화재로 지정되면 문짝 하나도 마음대로 고칠 수가 없거든요.

동규        (아하~ 그렇구나) 근데 손을 좀 보셔야겠던데요.

수하        (당황) 물론 담장이 아주 살~짝 내려앉고

        기와가 쪼~끔 깨지긴 했지만

        싹 바꿔주면 앞으로 500년은 끄떡없을 겁니다.

동규        (끄덕인다) 예에..

수하        저어.. 그래서 말씀인데요, (눈치 살피는)

        대출은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요, 선생님?

동규        (당황) 예? 대출이라뇨?

수하        (역시 당황) 대출 심사 때문에 오신 거 아닌가요?

동규        예? 아, 제가 물론 그쪽 일도 하고는 있습니다만...

수하        왕도 금융에서 나오시지 않았나요?

        지난번에 그쪽에 대출 신청했었는데요..

동규        (오해가 있다는 것을 감지) !

 

        동규, 명함을 꺼내 발 아래로 쑥 내민다.

        수하, 고개 빼고 보면

 

동규        인사가 늦었습니다.

        탑그룹 금융 재무실 장덕호대립니다.

        (동규는 상황에 따라 심복부하인 장대리와 신분을 바꿔 활동합니다.     이로 인해 장대리가 재벌3세인 척 하는 게 몸에 배어 동규와 충돌하 기도 합니다. 나중에 동규가 신분을 속인 것을 두고 수하가 열받는  계기가 되기도..)

수하        (띵-) 탑그룹이라면, 화안당 팔라고 자꾸 전화하던 그?

동규        예, 맞습니다.

        전화를 해도 너무 안 받으시길래

        실례를 무릅쓰고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수하        (아, 골치야) !!!!

동규        휴대폰도 없으시다던데.. (떠보는) 아니죠?

        일부러 안 가르쳐 주시는 거죠?

수하        (말투 확 바뀐다) 그딴 거, 안 키우거든요?

동규        (어, 말투가 확 바뀌네? 이 여자, 만만치 않다)

        안 불편하십니까? 휴대폰 없이 사는 거? 갑갑할텐데?

수하        전혀~. 유구한 역사동안 휴대폰 없이 잘 살아왔거든요?

        더 하실 말씀 없으시면 그만 일어나시죠. (먼저 일어나면)

동규        잠깐! 아직 용건이 안 끝났는데요?

수하        화안당은 절대로 못 판다고 말씀드렸을 텐데요?

동규        둘러보니 집에 문제가 많은 것 같던데..

        이 참에 저한테 확 파시고

        다른 집을 알아보시는 게 어떤가요, 이수하씨?

 

        이때, 확 발을 젖히는 수하. 성격 나왔다.

        싸늘한 표정으로 동규를 내려다보더니

        버선발로 동규의 명함을 확 밟아 짓이긴다.

 

수하        종택의 의미를 모르시는 거 같은데요,

        이 집은 아무나 사고 팔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닙니다.

동규        (기분 은근히 상하는) 명함의 의미를 모르시는 거 같은데요,

        명함은 그 사람의 얼굴이라 했거늘!

        어지간하면 남의 면상에서 발 좀 떼시죠, 이수하씨?!

수하        어머? 어쩌나? 내 눈엔 그쪽이 사람으로도 안 보인다는 거~

동규        허! 조신한 애기씨가 말 짧게 끊어 가시네. 그럼 안되죠!

        (수하 말투 흉내 내며 빈정) 경우가 너무 없다는 거~.

수하        (동규 앞에 바짝 들이대며) 종갓집 와서 집 팔라 그러는 건

        무슨 경우냐는 거~?

동규        (당황해서 뒷걸음질, 그러나 이내 열받는)

        이 애기씨 보통이 아니네~.

        다 썩어가는 집 끼고 있지 말고 좋은 값 쳐줄 때 팔아요!

수하        됐네요! 이 집은 절대로 못 파니까 썩 꺼져요!

동규        그렇게는 못하죠~!

        이 집 팔 때까진 한 발짝도 안 움직일 테니 그렇게 알아요!!

 

        동규, 가부좌 틀고 앉으면

        수하, 만만치 않게 쏘아본다.

        ‘하, 그렇게 나오시겠다!!’

 

17.  별채 마당

 

        당장이라도 별채로 뛰어 올라갈 듯

        홍두깨 들고 설치는 병태할배.

        이학할매, 그런 병태할배를 막아선다.

 

이학할매    이 눔의 영감탱이가 미쳤나?

        애기씨랑 손님이랑 말씀 나누시는데

        홍두깨는 왜 들고 설친대유?

병태할배    울 애기씨가 외간 남자랑 있잖여~.

        저 눔이 일치면 워쩔꺼여?

이학할매    아, 돈 주러 온 손님이유~.

        괜히 밉보이믄 클나유~

병태할배    애기씨가 부른다니께~ 이것 놔아~

이학할매    또 뭔 헛소리여~. 어여 그거 못 내려놔유! (잡는데)

 

        수하, 문 벌컥 열고 나온다.

        이학할매, 얼른 병태할배를 숨기듯 썩 앞으로 나서며

 

이학할매    신경쓰지 마서유, 애기씨.

        이 냥반이 또 정신이 오락가락혀유~.

수하        할배! 그 몽둥이 들고 와서 저 사람 좀 끌어내!

이학할매    (놀라는) 애기씨?

병태할배    (신나서) 거봐? 들었지? 애기씨가 저 놈 잡으라잖여~

        (침 퇘퇘 뱉어 몽둥이 힘껏 쥐고는) 너 이 놈! 너 죽고 나 살자!!

 

        신이 나서 뛰어 들어가는 병태할배.

 

18. 별채 안

       

        동규, 병태할배의 사정없는 몽둥이 찜질 피해 방안을 빙빙 돈다.

 

동규        어르신, 고정하십시오. 어르신!!

병태할배    네, 이 놈! 이 얼처구니 없는 놈!

        울 애기씨한테 손끝 하나 댔다간 오늘이 네 제삿날이여!

동규        아이고 어르신, 누가 누구한테 손을 댔다고 이러십니까?

병태할배    (순간 획 도는) 뭣이여?!

        니 놈이 울 애기씨 치마 속을 봤어?!!

        이, 이, 육시럴 놈!! (달려들면)

 

        동규, 환장하겠다. 우당탕 도망치는데

 

19. 화안당 앞      

 

        허둥지둥 도망 나오는 동규.

        도깨비 집에서 빠져나온 기분이다.

        화안당 쪽을 쓱 돌아보는 동규.

 

동규        내 참, 살다살다 별 일을 다 당하네!

 

        동규, 옷 탁탁 털고 뒤돌아서는데

        눈앞에 쓱 디밀어지는 갈치!!

 

동규        헉! (놀라 뒤로 물러서면)

 

        꽃분이, 헤- 웃으며 갈치를 동규 앞에 디민다.

 

꽃분이  물고기다, 물고기!!

동규        (이건 또 뭔가 싶은, 황당) 뭐, 뭐에요?

 

        수하, 소금 바가지 들고 나오다 동규와 꽃분이 본다.

 

수하        뭐야? 아직 안갔어?

 

        수하, 보란 듯이 동규 쪽에 소금 휘휘 뿌리는데

        꽃분이, 수하에게 자랑스럽게 갈치 내보이며

 

꽃분이  꽃분아! 물고기다~?! (활짝 웃는데)

이학할매    (따라 나오며) 애기씨, 애껴 뿌려유~.

        그거 서산 앞바다 진짜배기 천일염이유~ (하다가 꽃분이 본다)

        아니, 저것이 생갈치는 왜 들고 나와 지랄이여?

        (갈치 획 뺏으며) 부엌에 함부로 드가지 말라 그랬지?

꽃분이  안 들어갔다!

수하        그럼 어디서 났는데?

꽃분이  저기~!

 

        꽃분이가 가리키는 곳 보면, 동규의 차다.

        검은색 차체 뒷트렁크 쪽에 선명히 나 있는 은비늘 자국!

 

동규        앗, 내차!! (달려가는데)

 

        바라보는 수하의 눈이 휘둥그래진다. 순간 떠오르는

 

플래시백) 씬 10의 논두렁 씬.

        멀어져 가는 동규의 차 뒷 트렁크 위에

        얌전히 누워있는 또 한 마리의 갈치.

 

수하        그럼 저 인간이!!

 

        수하, 열불이 나서 동규를 보는데

 

20. 그 일각

 

        동규의 차 앞

        동규, 차에 묻은 갈치의 은비늘 자국 지워보려다가

        생선 비린내에 코를 틀어쥔다.

 

동규        아, 미치겠네. 어제 세차 했구만!!

 

        이때 동규의 어깨를 톡톡치는 수하.

        동규, 돌아보면 수하, 그대로 동규의 무릎을 걷어찬다.

        동규, 예상치 못한 불의의 일격에 무릎을 잡고 깡충깡충 뛰는데

 

동규        (버럭) 뭐야, 씨-! 안 팔면 그만이지 왜 폭력을 써요?

수하        그쪽 때문에 죽을 뻔 했는데 그 정도도 못해요?

동규        하! 집 팔라고 했다고 죽으면 이 세상 사람들 남아나질 않겠네?

수하        아까! 삼거리 지날 때 뭐했어요?

동규        ?!

수하        운전하다가 딴짓 했죠, 그쵸?

동규        ???

 

플래시 백 ) 씬 6 - 운전하면서 지도 보는 동규의 모습.

 

동규        (상황파악! 그랬다, 딴짓했다) 아...

수하        그쪽 때문에 자전거 타고 가다 그대로 굴렀단 말예욧!

        내가 순발력이 뛰어난 사람이라 그렇지,

        저 갈치랑 세상 빠이빠이 할 뻔 했다구요, 알아요!

동규        (피식) 어쩐지 그 갈치가 어서 날라 왔나 했지.

 

        수하, 웃어? 동규의 웃는 모습에 열 확 받는다.

        한복 치마 훌러덩 걷어 올리는 수하.

        하얀 다리가 드러나고

 

수하        이래도 웃음이 나와요!

동규        (휘둥그래진다) !!

 

        버선 위로 곧게 올라간 백옥같은 다리!

 

이학할매    (놀라서 얼른 치마 내려주며) 애기씨, 왜 이래유?

        시집도 안간 처녀가 워서 다리를 홀라당 까고 그런대유?

수하        죽을 뻔 했는데 그깟 거 뭐!

이학할매    안되유! 대갓집 애기씬 목에 칼이 들와도 그럼 안되는 거에유~

수하        (동규 노려보며) 차로 사람 미는 건 되는 거구?

동규        (고개 깊이 숙여) 죄송합니다. 죽을 죄를 졌습니다.

이학할매    죽을 죄를 졌다잖유~.

동규        (지갑 꺼내 수표 몇장 꺼내며) 치료비는 전액 물어드리겠습니다.

수하        됐거든요? 빨간 약 바르면 나을 걸 치료비는 무슨?

        어서 가기나 하세요! 얼른요!

 

        이때, 병태할배가 몽둥이 들고 뛰어나오며

 

병태할배    저 놈 안즉 안 갔나벼~. 저 놈 잡아라!! (달려오면)

동규        (놀란다, 얼른)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꽁지에 불이 붙어 얼른 차에 오르는 동규.

        병태할배가 다가올 즈음 아슬아슬하게 붕~ 차 떠나면

        뒷유리창으로 보이는 병태할배와 수하일행을 보며 안도하는 동규.

 

21. 스튜디오

 

        팍팍팍- 조명 터진다 .

        화란, 지면광고 촬영 중이다.

        도도하고 섹시한 분위기의 화란, 여왕 같은 모습이다.

 

사진작가    좋아요, 서화란씨. 역시 듣던 대로 대단하네.

        기대되는 유망주야!

화란        (방긋 웃으며) 감사합니다.

사진작가    자, 바로 커플 촬영 들어갈께요. 남자 모델 나와!

잡지사기자 저.. 아직 안왔는데요..

화란        (황당하다)

사진작가    누군데?

잡지사  아직 생초짠데, 요즘 애들이 좀 그래요, 선생님.

사진작가    건방진 자식, 바꿔버려!!

잡지사  선생님, 고정하십시오.

        제가 확실하게 교육시키겠습니다. (하는데)

 

        문 열고 당당하게 들어오는 찬민.

        모두들 시선이 그쪽으로 고정된다.

        찬민,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환하게 웃으며 들어온다.

 

찬민        (유들) 어, 제가 딱 맞춰 왔나 보네요?

모두들  (어이없다) !!

 

        아무렇지도 않게 화란 옆에 다가서는 찬민,

        화란 어깨에 손 얹으며 포즈 취한다.

 

찬민        (오히려 화란에게) 준비 됐죠?

화란        (황당하다) !!

찬민        자, 시작하시죠?

 

22. 스튜디오 일각

       

        찬민, 의자에 앉아 이온음료 마시며 핸드폰으로 통화중이다.

 

찬민        어, 오빠 지금 끝났어. OK! 바로 날아갈게~! (전화 끊는데)

 

        또각또각 다가와 서는 화란.

        찬민, 화란의 미끈한 다리부터 시선 훑어 올라가면

        화란의 굳어진 얼굴이 보인다.

 

화란        이봐요! 나한테 할 말 없어요?

찬민        (뭐지) ?

 

        그러다 아하~ 하는 표정으로 화란에게 핸드폰 불쑥 내민다.

 

찬민        찍어요!

화란        허!

찬민        왜? 번호 따진 얘기 아니었나?

화란        이봐요! 늦었으면 최소한 미안하단 말은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찬민, 화란을 빤히 본다.

 

찬민        (혼잣말하듯) 그 언니, 되게 까칠하네!

화란        뭐에요?

 

        이때, 찬민의 핸드폰 울린다.

        찬민, 화란에게 손으로 실례한다는 신호 보내며 핸드폰 받는다.

       

찬민        미안!

화란        (기막혀) 허!!

찬민        어, 지금 간다니까! 그래, 출발한다구! (일어나는데)

화란        (영어로) 프로 의식도 없는 얼간이!!

 

        찬민, 잠시 멈칫하지만 못 알아들은 척하고

        통화에 열중한다.

 

찬민        어디로 옮긴다구? 키친바? -OK!

 

        화란, 찬민이 영어를 모른다고 생각하고 퍼붓는

 

화란        (영어로) 이래서 못 배운 것들은 질색이야!

 

        이때, 찬민이 휙 뒤돈다.

        화란, 잠시 긴장하는데

        찬민, 가방에서 팜플릿 하나 꺼내 화란에게 안겨준다.

 

찬민        언니, 한 매력하네?

        생각 있으면 도전해봐!

 

        찬민, 선그라스 쓰고 가면

        화란, 팜플릿을 본다.

        ‘드림 바디 모델 컨테스트’

        참신한 건강 미인을 찾습니다. 총상금 1억.

        주회 : 탑그룹

        화란, 흥! 팜플릿 구겨 버리려다가 멈칫한다.

        가방에 집어넣고 돌아서는 화란.

 

23. 런웨이

 

        아무도 없는 런웨이.

        음악에 맞춰 워킹하는 화란.

        브라탑에 짧은 미니스커트 차림의 섹시한 모습이다.

        자신의 목표를 향하여 당당히 도전하는 느낌으로..

        도도하고 화려한 화란의 워킹 사이 사이

        컷인 되는 장면들.

 

* 헬스장    - 몸에 착 달라붙는 운동복을 입고 

        구슬땀을 흘리며 열심히 운동하고 있는 화란.

       

        런웨이.

        화란의 당당한 워킹 이어지고

 

* 연습실 - 재즈 댄스나 방송 댄스 등을 추고 있는 화란.

        모델이 되기 위한 준비의 일환이다.

 

        런웨이.

        화란의 리드미컬한 워킹 이어진다.

 

* 스파 - 몸을 풀고 있는 화란.

        정성스럽게 다리를 마사지하는데

 

        런웨이.

        화란의 미끈한 다리에서 카메라 빠지면

        섹시하게 워킹을 마무리하고 강렬한 포즈 잡는 화란.

 

24. 키친바 (청담동 ‘베티’ 같은 고급스러운 클럽 분위기)

 

        앞서의 음악 이어지고

        1층이 내려다보이는 통유리창의 2층 vip룸에서

        여자끼고 춤추고 술마시는 찬민.

        화려하고 돈많은 재벌3세 모델의 느낌이 십분 살아나는데..

        찬민, 여자를 안고 있는데 전화온다.

        ‘여왕마마’발신표시 뜨면

        찬민, 여자에게 조용하라는 시늉.

        여자, 장난스럽게 웃으며 엿듣고

 

찬민    어, 이사님?

이명숙(F) 너 회사 안들어오고 어디서 뭐하는 거야?

찬민    나? 일하지. 오늘 촬영있다 그랬잖아.

이명숙(F) (다짜고짜) 일은 무슨~? 옆에 있는 여자 바꿔!

 

        찬민, 그 말에 선선히 옆의 여자에게 전화 넘기면

        여자, 화들짝 놀라 손사래질 치고..

 

찬민    (늘 있던 일인듯 자연스럽다) 안받겠다는데? 

 

25. 탑그룹, 이사실

   

        전화를 걸고 있는 이명숙.

        자신만만한 커리어우먼의 전형이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메릴 스트립 느낌)

        전화 하면서도 서류를 살피는 이명숙.

        그 앞에 여왕마마를 모시는 신하처럼 착 붙어 서 있는 곽부장.

 

이명숙  지가 구리는 게 있으니 안받지.

        이깟 전화 한통 제대로 못 받는 기집애를 왜 만나?

찬민(F) 착하잖아~

이명숙  (코웃음) 가슴 크다고 다 착하니?

 

26. 키친바

 

        찬민, 그 말에 놀라 여자의 가슴 본다.

        크다.

 

찬민    울 엄마, 귀신이네~. 그건 어떻게 알았을까?

이명숙(F) 하나를 만나더라도 쓸만한 앨 만나.

        얼굴만 보지 말고 머리를 보란 말야!

찬민    넵, 알겠습니다. 이사님.

이명숙(F)    언제 들어 올거야?

찬민    어, 엄마! 핸드폰 배터리 다 됐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그러면서 핸드폰 배터리 확 빼는 찬민.

        여자를 보고 씩 웃는다.

 

찬민    마시자~.

 

27. 탑그룹, 이사실

 

        이명숙, 수화기를 거칠게 내려놓는다.

       

이명숙  늙으나 젊으나 사내들이란!

곽부장  (찔끔해서) 저, 이사님..

이명숙  왜?

곽부장  저를 남자라 생각지 마시고, 그저 이사님의 충실한 심복이다...

        그렇게 생각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이명숙  (어이없다) 

곽부장  (혼자만의 세계에 심취) 그렇게 하는 게 제 마음도 편하고,

        이사님도 편하고.. 에브리바디 편하게 사는 길일텐데,

        이사님이 자꾸 절 사내로 봐주시면 우리 관계가 거시기,(하는데)

이명숙  (버럭) 곽부장!

곽부장  네?

이명숙  오버하지 말라 그랬지? 한번만 더 오버하면 가만 안둬!!

곽부장  네네네~. (눈치보며 말 늘이는 스타일) 그래서,

        작은 실장님은 들어오신 답니까? 안들어오신 답니까?

        들어오셔도 그렇고, 안들어오셔도 그렇고, 아, 참 큰일이네.

        큰실장님은 회장실에 불려가셔서 독대 중이신데

        우리 작은 실장님은 어쩌려고 그러시는지..

        생각이 있으신 건지 없으신 건지, 아.. 참 큰일이네~.

이명숙  (쫙 째려보며) 곽부장!

곽부장  네네네~. 아니 전 그냥 이러다 큰실장님이

        회장님 뒤를 이으실까봐,(하는데)

이명숙  입 다물어!

곽부장  (흡-, 숨 들이쉰다)

이명숙  가만, 회장님이 황동규를 왜 불렀을까?

곽부장  글쎄요, (불지르는)

        후계자에 대한 언질이나 뭐 그런 게 아닐까요?

이명숙  !!

 

28. 탑 그룹 전경

       

        탑그룹 로고 위로

 

황회장 (E) 그래서 그냥 왔단 말여~!

 

29.  회장실

 

        검정고무신 신고 있는 황회장, 동규를 야단치고 있다.

 

동규        주인이 안 판다는데 그럼 어떡하라구요?

황회장  그런다고 그냥 와? 이 눔아, 니 놈 연봉이 얼만지나 알어?

        쌀 600가마가 족히 넘어~.

        시키는 거 하나 제대로 못하면서 그 돈을 넙죽 받아 먹는겨?

동규        회사일도 아닌데 연봉은 왜 거론하고 그러세요?

        정 그러시면 회장님이 직접 내려가시던가요!

황회장  너 지금 할애비한테 반항하는 거여?

        (고무신 벗어들며) 이 눔의 자식, 맞고 할텨? 그냥 할텨?

동규        (뒤로 한발 물러나며) 아 글쎄 그 촌구석에 있는 집을

        왜 자꾸 탐내시냐구요? 300년된 종택이라 팔수도 없다잖아요!

황회장  이 황만복이 사전에 안되는 건 없는 겨~.

        얼른 내려가서 안사와?!

동규        제가 딴 데 더 좋은 놈으로 사드린다니까요!

황회장  거기 아니믄 안 된대두 그러네~. 빨랑 안 내려가!

동규        내려갈 때 가더라도 그냥은 못 내려갑니다.

        꼭 그 집이어야 하는 이유를 말씀해 주실 때 까진

        절대로 안내려 갈테니까 그렇게 아세요!

황회장  이유가 어딨어, 이유가? 사오라면 사올 것이지!

동규    근데 왜 신분은 노출하지 말라고 그러셨어요?

황회장  (당황) 어?

동규    황씨 집안 사람인 거, 밝히지 말라고 하셨잖아요?

        꼭 그래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던 거 아니에요?

황회장  (먼 산 보며 딴청) 어험..

동규        (강한 포스로 압박!) 할아버지! 말씀 안해주시면 안내려갑니다!

황회장  ..꼭 알아야겠냐?

 

30. 화안당 마당

       

        수하, 동규가 무너뜨린 돌담을 보며 한숨 내쉰다.

        조심조심 돌담을 쌓아 올리는데,

        잠시 쌓여진 듯 하다가 다시 무너져 내리는 돌담.

        무너지는 돌담의 진동에,

        나무 작대기로 임시방편을 해둔 다른 담벼락까지

        와르르- 무너져버린다.

        털썩 주저앉는 수하.

        속상하다!

 

수하        (돌담과의 대화) 니네 속 좀 그만 썩여라.    

        이 언니 가슴을 그렇게 무너뜨려야 되겠니?

 

        자신도 모르게 찔끔 눈물이 나는데..

        (내색하지는 않지만 300년 된 종택을 지키고 유지하는 일이 스물두살    수하에게는 어렵고 힘든 일이다)

 

31. 화안당 안채 마루

 

        전화하는 수하.

        그 앞에는 대출상담 팜플릿 놓여있다.

       

수하        일전에 대출 신청한 사람인데요. 네, 이수하요.

        성안골 화안당..네. 대출 심사는 언제쯤 오시려는지?

        ..네? 안된다구요? (답답한) 왜요?

        대지만 000평이고, 건평이 000평이나 되는 300년 종택인데요.

직원 (F)    예, 그래서 차라리 문화재 지원금을 받으시는 게 나을 것 같다고

        결정났습니다.

수하        여보세요? 다시 생각해주시면 안될까요? (하는데)

직원 (F)    그럼, 들어가십시오. (뚝 끊으면)

수하        여보세요? 여보세요?

 

        수하, 끊긴 전화기 들고 울상이다.

        어쩔 수 없이 수화기 내려놓는데

        내려놓자마자 전화벨 울리고.

        수하, 황급히 전화를 받는다.

 

수하        여보세요? 어떻게 다시 생각해 보기로 하셨나요? (하는데)

문중어른(F) 애기씨, 날세.

수하        (얼른 무릎 꿇고 앉아 전화 받는) 예, 어르신.

        기체후 만강하신지요? 찾아뵙지 못해 죄송합니다.

문중어른(F)  내 애기씨한테 부탁할 일이 있어서 그러네만,

수하        예, 어르신.

 

32. 화안당 (밤)

   

        어둠속,

        쥐 한 마리가 쓱 돌담 밑을 지나간다.

        그 바람에 돌담 일부가 스르르 무너져내리고..    

 

33. 화안당 안채 안방 (밤)

   

        이학할매, 수하의 한복저고리 동정을 달고 있고       

        안성댁이 한복치마를 다리고 단다.

        꽃분이, 누워 자고 있고..

        (아기 안듯이 베개를 꼭 끌어안고 잔다)

        수하, 이것저것 짐 가방 챙기며 서울 올라갈 준비 한다.

 

안성댁  근데 애기씨가 거 가서 뭘 한 대유?

이학할매  뭘하긴? 애기씨 잘하는 장구춤도 추고 가야금도 타고 한 자락 놀아    달란 거지- 원체 유명한 사람이 온다잖여.

안성댁  아무리 유명한 사람이래두 그렇지유,

        외국 나가 공차는 사람하고 울 애기씨하고 뭔 상관이 있어서

        애기씨가 서울까지 올라가 춤을 춘대유?

수하        그 공차는 이가 우리 문중 사람이래잖아. 이번 환영회때 도와드리믄     격려금도 톡톡히 챙겨 주신댔어, 오리골 어르신이..

이학할매    하이고, 잘됐네유! 내는 돌아가신 큰어르신이 애기씨한테 춤도 가르 치고, 창도 가르치고, 한시도 가르치시는 게 통 이해가 안됐었구먼  유. 시절 지난 풍류를 왜 갈치시나 했더니 에구 신통해라. 그게 다  소용이 있네유.

안성댁  암요. 배워 나쁜 건 도둑질 밖에 없다 안혔어유? (수하를 기특하게  보며) 애기씨가 예전에 태어났으면 천상 황진이유.

이학할매    (버럭) 뭔 소리여? 대갓집 울 애기씰 워디 감히 기생에 갖다 대는   겨?

안성댁  (툭) 기생이면 워때유? 황진이, 재미만 있드만~.

수하        그만들 해~. 가서 돈 많이 벌어올테니까 돌담부터 고치자.

        아까 설비사에 전화했거든? 낼부터 일들어 가라구.

안성댁  이왕 설비 부르는 김에 부엌도 새로 앉혀유~.

        오르락 내리락 다리 아파 죽겄슈~.

수하        알았어!

        서울 갔다 와서 돈 준다고 하고 다 고쳐!(호기로운데)

 

34.  화안당 마당 (아침)

 

        인부들, 무너진 돌담 수리 중이다.

        꽃분이, 그 옆에 쪼그리고 앉아 신기한 듯 보고 있고

        병태할배, 이것저것 신이 나서 지시하는데

        정신이 멀쩡해 보인다.

 

병태할배    돌멩이 하나라도 조심해 다뤄~! 이 집이 워떤 집인지 알어?

        300년도 넘은 귀한 집이여!

        마당에 풀포기 하나 다치면 안되는 집이라고~  

        조심조심! 매사 조심조심!! 알아들 들었나?

 

        안채에서 짐가방 들고 나오는 수하와 이학할매, 그 모습 본다.

 

이학할매    영감탱이, 저럴 때 보믄 아주 멀쩡하다니께~.

수하        (정 깊은 눈으로 보는) 좋다~. 할배 기분 좋아보여서..

이학할매    (치매 걸린 남편의 멀쩡한 모습이 역시 가슴 짠한) !

 

        밖에서 안성댁 들어오며

 

안성댁  애기씨, 택시 왔슈~

 

        수하와 이학할매, 보면

        안성댁, 수하의 손에 들린 가방을 덥석 뺏어들며

 

안성댁  어서 가유~ (나가면)

수하        할배, 나 가요!

병태할배    (기운찬) 애기씨, 내가 이 사람들 두고 멀리 못나가는 구먼유.

        댕겨 오세유~

수하        (웃는) 예. (꽃분이에게) 아줌마, 나 어이 다녀올게.

꽃분이  (방긋 웃는데)

 

35. 화안당 앞

   

        택시에 가방 싣는 기사.

        수하, 배웅하는 이학할매와 안성댁.

 

이학할매    어서 가유, 애기씨~

수하        들어가, 할매. 들어가요, 아줌마.

 

        수하, 차에 올라타려는데 그 위로

 

꽃분이(E) 꽃분아! 꽃분아!!

 

        구를 듯 뛰어나오는 꽃분이.

        꽃분이의 얼굴, 슬픔과 불안함으로 가득하다. 

        눈물이 그렁한~

 

꽃분이  꽃분아~ 가지마! 꽃분아~~~ (매달리면)

이학할매    왜 또 지랄이여? 애기씨 기운 빠져, 이 손 어여 놔~!

        (억지로 떼어놓으려는데)

수하        할매, 그러지 마!

이학할매    작작히 혀야지요, 작작히!   

        (으름장) 꽃분이 너 자꾸 그러면 영영 쫓아낼껴!  

꽃분이  (울먹이며 수하 뒤로 숨는다)

수하        (꽃분이 감싸며) 불쌍하잖아.

        딸 생각나서 그러는 걸 뻔히 알면서 왜 그래?

이학할매    어디 나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에미 버리고 도망간 년을 왜 찾고 지랄이래유?

수하        (꽃분이 얼굴 어루만지며) 아줌마,

        맛있는 거 사갖고 금방 올테니까 얌전히 있어야 해?

꽃분이  맛있는 거? 사탕?

수하        응. 누룽지 사탕 사올까? 많이 많이?

꽃분이  (금새 헤헤 웃으며) 응. 응! 많이많이!

이학할매    (연민으로) 지랄하네!

안성댁  인사하다 차 놓치겄어유, 애기씨, 빨리 가세유.

수하        부탁해, 아줌마.

 

        수하, 차에 오르면

        꽃분이, 신이 나서 손 흔들고.

        뽀얀 먼지내며 출발하는 차.

 

36. 동구 밖

 

        멈춰서는 검정색 세단.

        딸칵 트렁크 열리고..

        운전석에서 내려서는 남자, 장대리다.

        뒷좌석에 있던 동규, 오른쪽으로 내리려는데

        왼쪽 문 열고 동규 옆에 거만하게 앉는 장대리.

       

동규    (황당해서 보면)

장대리  갔다 와! 나 좀 쉬고 있을게.

동규    (이것이!!! 그대로 냅다 장대리의 뒤통수를 후려친다.)

장대리  아얏~ 아파요! 실장님!

동규    빨리 나와서 짐 안들어! (내리면)

 

        장대리도 투덜거리며 내리는

 

장대리  에이- 저보고 실장님인 척 하라면서요!

        제가 이거 들고 가봐요? 다 들통나지!

동규    것도 그렇네~. (그러나 이내)

        그렇다고 임마, 내가 저 많은 걸 다 들고 가랴?

 

        트렁크 보면

        제주도산 특갈치라 써붙인 갈치 한박스와

        갖가지 건강보조 식품들이 가득 들어있다.

 

장대리  아 알았어요. (짐 드는) 대신 들통나도 제 책임 아니에요.

동규    (그 말에) 비켜-. (장대리 밀어내고 짐을 들면)

장대리  (고소하다) !

동규    대신, 너두 따라와! 실장님 가시는데 대리가 차안에서 퍼질러 자고  있음 되겠냐?

장대리  (삐죽)아, 치사해~. 가요, 가. (앞장서면)

 

        동규, 양손에 짐을 가득 들고 따라간다.

        멀리 보이는 화안당. 그 위로

 

황회장 (E) 이 할애비 평생의 소원이여. 화안당 접수혀~!

동규        그래, 그렇게까지 소원이라는데!

 

        낑낑거리며 가는 동규.      

        그 앞의 장대리, 슬쩍 뒷짐지고 양반님네처럼 앞장선다.

 

동규    (울컥) 야, 장대리!! 너 회사 영영 그만 두고 싶냐?

장대리  (헤헤 웃으며 얼른 와서 동규의 짐 몇 개 받아든다) 가시죠.

 

37. 그 일각, 좁은 길

   

        동규와 장대리, 짐을 나눠들고 화안당 길로 들어서는데

        안쪽에서 내려오는 콜택시.

        동규, 택시를 피해 한쪽으로 비켜선다.

        순간적으로 택시 안의 수하 보는..

        그 옆의 커다란 짐가방까지 봤다.

        (수하는 동규를 못봤고)

 

동규        어, 어!!

       

        동규, 순간적인 판단으로 짐을 팽개치고 뒤돌아 뛰기 시작한다.

 

장대리  실장님! 어디 가세요? 실장님!

 

        그러나 동규, 저만치 세워둔 차를 향해 뛰고

        장대리, 동규가 내팽개친 짐 때문에

        화안당과 동규, 번&